크래프톤, 1분기에만 영업익 3500억
장병규의 '화려한 복귀'
1분기에 작년 1년치 영업이익 올린 크래프톤
모바일로 더 강해진 배틀그라운드 지적권(IP)의 힘
모바일 게임 비중 84%…해외 비중은 95%
영업이익 기준 국내 게임업계 2위까지 올라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올 1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1년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1분기만에 달성했다.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자마자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올려 업계에서는 더욱 주목하고 있다.
영업이익 두 배 이상 급증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 1분기에 매출 5082억원과 영업이익 352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년 전보다 99%와 256% 증가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작년 1년 동안 올린 3592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1조874억원이었다. 크래프톤의 급성장으로 일명 ‘3N’이라 불리는 국내 게임업계의 견고한 상위 3위 기업 체제도 흔들리고 있다. 1분기 영업 이익만 따지면 크래프톤은 넥슨(4540억원)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섰다. 다른 3N인 넷마블(204억원)과 엔씨소프트(2414억원)은 추월했다.
크래프톤의 호실적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이끌었다. 크래프톤 자회사인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원작인 PC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만든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수익이 대부분인 크래프톤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1분기에 421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여섯 배 급증했다. 모바일 게임은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95%에 달했다.
중국 텐센트가 제작해 중국에서 유통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화평정영’이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을 급격히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5월에 나온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 모바일’과 게임 방식, 그래픽 등이 비슷하다. 업계에서는 관련 IP(지식재산권) 로열티를 크래프톤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에서 매출보다 영업이익의 증가 폭이 훨씬 큰 경우는 대부분 로열티 등 수수료가 급증할 때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화평정영은 1분기에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였다.
장 의장 “새로운 시도 끊임없이 추구”
크래프톤의 깜짝 실적으로 장 의장의 경영 복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이끈 건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의 김창한 대표다. 하지만 평소 도전을 강조하는 장 의장의 지지가 없었다면 배틀그라운드는 세상에 나오기 어려웠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평가다.
배틀그라운드 출시 직전에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임직원 월급이 2개월 치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위기에 내몰렸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국내가 아닌 성공 가능성이 낮은 해외 시장을 처음부터 겨냥해 만들었다.
게임 흥행 성공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도 배틀그라운드의 인기와 수명을 확대한 요인으로 꼽힌다. 성과 공유는 장 의장의 평소 지론이기도 하다. 벤처투자가로도 유명한 장 의장은 평소에도 ‘벤처의 핵심은 사람으로, 성과를 다 같이 누려야 한다’고 말해왔다. 크래프톤은 2018년 배틀그라운드 개발 초기부터 참여한 직원 20여 명에게 1인당 최고 5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장 의장은 배틀그라운드의 세계 진출을 위해 해외 기업과 협업도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2011년 크래프톤이 내놓은 첫 게임 ‘테라’를 세계 시장에 내놓은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다. 미국 마이크르소프트(MS), 일본 소니와 콘솔용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만들다. 중국과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텐센트와 손잡았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 주주(13.3%)이기도 하다.
장 의장은 “시장과 고객을 잊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작 역량을 최적화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3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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