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경영권 분쟁 히스토리
남양유업은 1964년 고(故) 홍두영 창업주가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회사다. 1990년부터 홍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남양유업은 2000년대만 해도 유업계 1~2위를 다투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잇단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악화했다.
2013년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는 등 '밀어내기' 갑질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이후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도 남양유업의 발목을 잡았다. 경쟁사 비방, 과대광고 등으로 계속 구설수에 오르면서 남양유업은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결정타는 지난 2021년 '불가리스 사태'였다. 당시 남양유업은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큰 홍역을 치렀다. 결국 이 논란으로 홍 회장은 남양유업을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같은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 지금까지 2년이 넘도록 소송전을 벌였다.
주총서 완승 거둔 한앤코
남양유업은 29일 서울 강남구 본사 강당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건을 가결했다.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은 임시 의장 및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부결된 안건은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뿐이었다.
이에 따라 홍원식 회장의 임기가 지난 26일로 종료됐고 한앤코 인사들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권 분쟁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한앤코는 이미 지난 1월 4일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홍 회장 일가의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지분율 52.63%)가 한앤코로 넘어가면서 최대주주도 한앤코로 변경됐다.
경영 정상화 시급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남양유업은 긴 법정 공방이 끝나고 비로소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된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사명 변경을 추진해 기업의 새 출발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또 그 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신사업에도 투자할 전망이다.
직원들은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모양새다. 회사를 오랜 시간 흔들어온 오너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이 마침내 종결됐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60세' 남양유업, 오너 시대 끝났다…'한앤코 체제' 돌입 (naver.com)